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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은 없다, 죄가 있을 뿐이다

Prod. Theta 2021. 4. 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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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은 없다, 죄가 있을 뿐이다》

 

 

▫️죄는 업보인가▫️

 

 

일반적으로 종교적 관점에서 죄란 인간 존재에 본유하는 악의 문제로써 신과 구별되는 인간의 본래적 결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불교의 관점에서는 인간에게 본래적인 죄는 없으며, 또한 죄는 인간 본성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불교에서 죄란 인간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행위'의 문제로, 도덕규범이나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뜻한다.

 

 

불교적 관점에서 가장 포괄적인 의미의 죄란 악행을 의미한다. 불교 전통은 가장 대표적인 악행으로 십악+惡을 꼽고 있다. 그렇지만 드러난 행위 그 자체만을 가지고 죄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불교에서는 행위를 신체적 행위(신업), 언어적 행위(구업), 그리고 마음의 행위(의업)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행위의 죄악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의도', 즉 '의업'이다. 불교에서 행위란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행위와 결합되어 있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에서 죄는 '의도된 행위'로, 그 결과가 상대방에게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죄를 지으면 행위자는 비난을 받으며, 행위에 대한 과보로 미래에 ‘괴로움의 과보'를 받는다. 불교에서 죄의 성립과 처벌의 문제는 철저하게 업(카르마karma) 자체의 메커니즘을 따른다. 업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자연적 인과관계나 역학적 법칙과 같은 것으로, 전통적인 불교도들에게 업의 법칙은 자연의 원리나 법칙으로 이해되었다. 만약 죄를 지었다면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을까?

 

용서는 스스로 구해야 한다.

 

이른바 참회인데, 이것은 자신의 죄와 과오를 깨닫고 뉘우치는 일이다. 출가 공동체인 승가에는 붓다 당시부터 포살 자자라는 참회법이 있었다. 포살이란 한 달에 두 번, 매 보름마다 출가자가 지켜야 할 계본戒本을 독송한 후에 자신이 그 기간 동안 범했던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것이다. 자자는 출가자들이 안거 마지막 날에 함께 모여 안거 기간 동안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각자 고백·참회하는 것을 말한다. 포살과 자자는 출가 공동체의 계율과 관련된 참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악행의 죄를 참회함으로써 업의 과보를 용서받는 일이 가능한가? 다시 말해 참회를 통해 죄의 과보를 받지 않게 되는 참회멸죄가 가능한가? 초기 불교에 속하는 상좌부 전통에서 악행의 '참회멸죄'는 불가능했다. 살생·도둑질·사음·거짓말의 사중죄四重罪를 범한 출가자는 아예 참회가 허락되지 않았으며 바로 교단에서 추방됐다. 상좌부 전통은 업과 과보의 발생을 매우 기계론적인 법칙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죄의 과보를 없앤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상좌부 전통에서는 붓다가 사촌 데바닷타가 굴린 돌에 발등을 다친 것도 과거의 업 때문이며, 붓다의 제자이자 아라한인 목련존자가 이교도들에게 타살 당한 것 또한 전생에 지은 죗값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좌부 전통에서 참회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악업의 과보를 어느 정도 경감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붓다 앞에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함으로써 향후 다른 죄를 짓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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